2012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디지털 시대를 맞이 후 찍은 각각의 사진이 세상의 빛을 보기 어려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에 수십 장씩 쌓이다가 그때그때 안전한 공간으로 옮겨두지 않으면 존재했다는 흔적도 없이 갖혀 있다가 사라지는 운명을 맞이하기도 한다. 찍은 사진은 세상의 빛을 보게 해주고 싶다. 그때그때는 아니더라도 천천히 그 순간을 생각하며 공유할 수 있는 공간에 사진을 이사시켜 주고 싶은 마음이다.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이 장소를 옮기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참에 사진을 올려본다. 페스티벌은 계속 이어지는 것이지만 이제 지산이라는 이름 아래에 펼쳐지는 록 페스티벌은 볼 수 없겠다. 바뀐 것을 마주하게 되면 이전 것의 좋았던 점을 생각하게 된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와중에 어느 정도의 툴툴거림도 동반된다. 그래도 과거를 추억하면서 새로운 것의 장점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아무리 생각해도 버스커버스커 사진은 참 잘 찍혔다. 더 크게 올릴 수 없어서 아쉽다. 날씨가 참 좋아 보이지만 더워서 힘들었다. 아주 잠깐 구름이 해를 가려서 그늘이 질 때가 있었다. 장범준이 '오예! 그늘'이라고 외친 이후 다시는 그늘이 생기지 않았다.
▲ 붐 붐 새틀라이츠(Boom Boom Satellites)는 제대로 본 몇 안 되는 공연이다.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일하러 간 것이었기 때문에 근무 시간이 아닐 때 부지런히 공연을 보려 했다.
▲ 마지막 날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의 마음은 담은 흑백이다. 휴대폰 카메라로 밤의 풍경을 제대로 담아내기란 불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