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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부산대 돈코츠 라멘, 코하루


  라멘 가게가 새로 생겼는데 맛있다고 해서 냉큼 갔다. 가게 이름은 코하루. 작은 봄, 그리고 음력 시월이라는 뜻도 된다. 부산대역 앞에 있다가 지금은 다른 카페로 바뀐 작은 봄날이라는 뜻의 카페 코하루비에서 비를 떼면 되는 이름이라 라멘 가게 이름을 기억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가게는 후미진 길 안에 들어가야 있지만, 그 옆에 있는 일본식 도시락 가게 거북이라는 뜻의 카메를 찾을 때 몇 번 헤맸기 때문에 코하루는 곧장 찾을 수 있었다.


  몇 안 되는 메뉴만 갖추고 승부를 보는 식당에 대해 일단 신뢰부터 하는 편이라 돈코츠 라멘만 판다고 들었을 때 가도 괜찮겠다 생각을 했다. 그리고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건 이곳에서 파는 생소한 디저트에 대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디저트의 이름은 모찌리 도후. 도후니까 일단 두부다. 모찌리(もっちり)는 지금 찾아보니 '(탄력이 있어) 부드럽고 차진 모양'이라는 뜻이다. 그럼 모찌리 도후는 탄력이 있어 부드럽고 차진 모양의 두부 정도의 뜻인가.


  메뉴는 돈코츠 라멘만 있어서 고민 안 해도 되고 좋았다.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긴 하다. 라멘은 인원수대로 시키고 모찌리 도후는 인원수보다 하나 부족하게 시켰다. 부산대 정문 근처에 있는 돈코츠 라멘 가게 우마이도와 맛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소곤소곤 친구에게 어디가 더 맛있냐고 물어보니 자기는 여기가 더 괜찮다고 했다. 그 이유는 코하루의 국물이 덜 짜기 때문! 코하루가 우마이도에 비해 느낌상 나트륨 함량이 적은 듯한 담백한 국물이었다. 우마이도의 돈코츠 라멘에 실패하신 분은 여기를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모찌리 도후를 빨리 먹고 싶었으나 명색이 디저트라 라멘 먹기를 완료한 후 맛을 보았다. 이로 씹을 것 없이 혀로 으깨어 먹을 수 있는 연약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느끼는 와중에 은근하게 맛이 밀려왔다. 우유, 치즈, 요거트 정도의 맛이라고 해야 하나. 발효된 시큼한 맛 말고 보들보들 맛있는 유제품의 맛이었다. 도후 위에는 장식으로 빨간 딸기 시럽이 올라갔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딸기 시럽이 없으면 어떨까 싶다. 인공적인 딸기 맛이라서 잘 씻기고 광을 내놓았더니 정작 촌스러운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


+ 라멘 먹고 나오다가 옆에 사진 스튜디오가 있는 걸 봤다. 다음날 여기 가서 증명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이 잘 나왔다. 스튜디오 얼굴. ㅎㅎ



▲ 반숙 계란 반 개. 계란은 반숙인가요.



▲ 모찌리 도후. 크기가 작아도 맛있으니까 괜찮음.